귀하의 질문에 답변드리겠습니다. 퇴직연금제도는 사용자와 근로자 모두에게 유리한 제도이나, 노조측에서 질문을 주신 만큼 근로자의 입장에서 궁금해 할 수 있는 내용 위주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근로자측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퇴직연금의 가장 큰 장점은 첫째, 근로자의 퇴직급여가 안정적으로 보장된다는 점입니다. 즉 기존 퇴직금제도의 경우 사업장이 도산하거나 경영이 악화될 경우 근로자들의 퇴직금이 체불되는 문제가 발생하지만, 퇴직연금제하에서는 퇴직급여가 사외(금융기관)에 적립되기 때문에 회사가 어려워지더라도 퇴직금을 떼일 염려가 없습니다.
두번째는 퇴직연금 가입시 안정적인 노후생활 자금이 보장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이직이 잦은 근로자의 경우 1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시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해 소액 생활자금으로 소진하다 보니, 퇴직금이 노후생활 자금으로 기능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 부분은 근로자가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을 경우 더더욱 문제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퇴직연금제도하에서는 근로자가 퇴직금을 은퇴할 때까지 관리하고 운용할 수 있는 개인퇴직계좌(Individual Retirement Account)가 개설되기 때문에 직장을 이동하더라도 퇴직금이 소모되지 않고 개인퇴직계좌에 충분히 쌓였다가 55세 이후에 그 계좌에서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지급이 되므로 퇴직연금제도가 퇴직금제도에 비해 노후생활자금으로 충분한 기능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번째는 근로자가 퇴직하더라도 그 때마다 퇴직소득세를 내지 않으며, 적립금 운용시에 발생하는 수익에도 과세가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다만, 55세 이후 실제 연금 등을 수령할 때 연금소득세 등을 내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퇴직급여 수령 시에는 근로기간 때보다 소득수준이 낮기 때문에 과세하더라도 세금을 절약할 수 있고, 55세 이후 실제 연금 등을 수령할 때까지 과세가 이연되다 보니 시간이 갈수록 근로자가 수령할 노후재원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등 상당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퇴직연금 중 확정기여형제도(DC)를 도입할 경우에는 개인연금저축과 합산하여 연간 400만원 한도까지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습니다.
네번째, 퇴직연금 도입시 회사가 연1회 이상 근로자를 상대로 관련 교육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 경우 회사가 대부분 전문 금융기관인 퇴직연금사업자에게 교육을 위탁하여 실시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금융기관 전문가로부터 다양한 금융정보 및 투자와 관련된 금융지식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퇴직연금제하에서는 중간정산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존 많은 사업장의 근로자들이 퇴직연금의 도입을 반대해 왔습니다(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의 경우에도 중도인출을 할 수는 있지만 무주택자의 주택구입, 가입자 및 부양가족의 6월 이상 요양 등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로만 지극히 제한되게 인정하고 있음). 그러나 2012년 7월 26일부터 시행될 개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에는 퇴직금제도의 경우에도 퇴직금 중간정산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퇴직연금을 도입하려는 사업장은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